캐나다의 캘거리로 와서 일명 전문 건설업체라 할 수 있는 Subtrade에서 2년, 종합건설회사인 General Contractor에서 9년 동안 Estimator로 일을 하게 되었네요.
지금 보니 한국에서보다 캐나다에서의 직업경력이 더 길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결론은 영어냐 한국어냐의 차이일 뿐이지 어디서건 일을 한다는 건 다 똑같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낯설게 느껴졌던 많은 일도 반복이라는 마법에 의해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데 어느덧 부서에서 중고참이 되어 버렸네요.
이젠 프로젝트를 할당받을 때 예전의 설렘은 온데간데없어진 지는 오래고, 과연 이번 일은 간단한 것인가 아니면 귀찮게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은지를 따져본 후, 혼자서 좋은 아니면 좋지 않은 프로젝트인지 결정을 해버리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한국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서 일하기에 처음에는 왜 이렇게 분위기가 삭막하고, 이곳 사람들은 왜 이렇게 개인주의적일까 라고 생각을 했지만, 저도 이제 그 무리 속에 한 명이 되어 똑같이 행동하고 있습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클지 모르겠으나, 내가 할 일에만 충실하다면 큰 간섭을 받지 않고 회사생활을 하다 보니 이젠 다른 사람을 신경 쓰는 것조차 귀찮아집니다.
눈치 보지 않고 휴가를 가기도 하고, Family 우선주의를 당연시하는 이곳의 문화에 동화가 되어 당연히 집에 일이 있다면 회사를 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네요.
다람쥐 쳇바퀴 돌듯 늘 똑같은 입찰을 무한반복 하는 삶을 살아가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생기는 새로운 어려움과의 직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롭게 구성된 팀과 만남이 있기에 항상 새로운 느낌으로 일을 한다는 건 다행인 것 같습니다.
업무의 특성상 직접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대한 경험은 별로 없으나 궁금한 사항이 있을 때마다 친절히 알려주는 동료가 있기에 그들과 협의를 통하여 공사금액을 산정해 가는 과정에서 지식을 하나하나 축적해 가고 있습니다.
백전노장의 노련함은 어느 분야에서나 빛을 발하는 모양입니다.
이럴 때마다 이 사람이 만약 한국 사람이라면 함께 일하기 얼마나 일하기 편할까 라고 생각을 하지만, 아직은 이 업종에 한인들이 많지 않아 업무 중에 한국분을 만나면 오랜 친구를 만난 것같이 기쁘고, 또 그분들의 도움을 받을 때면 고마우면서도 이런 분들이 많지 않다는 생각에 아쉬움도 큰 건 사실입니다.
타지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사람이 한국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한국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은 역시 한국 사람인 것 같습니다.
요즘은 이곳에서 공부를 마치고 이쪽 분야에 종사하시는 젊은 분들도 종종 만나는데 그분들이 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지만 저는 참 반갑네요.
이곳에서 학교를 졸업했다는 것만으로 전 참 대단한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좀 더 많은 한국분이 이 업종에 종사하여 서로 상부상조하며 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